회고록을 작성해보니 나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도 되고 좋은 것 같다!
지난 일을 반성하기도 하고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겠다 다짐도 들고...
그래서 각 연도별로 굵직한 일들을 남겨보았다.
2014년 (1학년)
- 블로그 운영을 시작했다.
교양 수업 중 '매일매일 xx 실천하기' 과제가 나온 것이 계기가 되었다.
"군대 갔다 오니 비주얼 스튜디오 여는 법도 기억 안나더라"라는 말을 자주 들었기 때문에
미래의 복학생인 나를 위해 공부한 내용을 블로그에 업로드해두고 싶었다. (실제로 엄청 도움됐다. 기특한 녀석 😘)
사실 중학생 때부터 고등학생 때까지 운영하던 블로그를 운영한 경험이 있어서 매일 글을 올리는 게 힘들지도 않았고 재미있었다. (어쩌다 보니 블로그만 3개를 가지고 있다)
2015년 (2학년)
- 리눅스 책 제작
리눅스 과목을 수강하면서 매일매일 배운 내용을 정리해서 책으로 만들었다.
총 180페이지 정도의 분량인데 정말 책 만드는 건 쉬운 일이 아니구나.. 를 느꼈다.
그리고 내가 무언가를 '이해하고 있는 것'과 '설명할 줄 아는 것'은 천지차이이며
그걸 넘어서 '책으로 풀어내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느꼈다.
2015년 ~ 2017년 (군대)
🤠: 누구 재미없는 군대 이야기 듣고 싶은 사람~?
🙋🏻♂️: 저요 저ㅇ...
🤠: (🔫 타앙)
🤠: 자, 또 누구 듣고 싶은 사람?
💀: (...)
2018년 (3학년)
- 전역 다음 날 짐 싸들고 날랐다. ✈️
군대는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었기에 그만큼 내가 뒤쳐졌다고 느껴졌고 여러 걱정과 복잡한 생각이 들었다.
생각도 정리하고 그동안 수고한 나에게 주는 보상으로 해외로 떠나기로 결정하고 전역 날 가족들과 가볍게 축하 파티를 하고 다음 날 바로 아침 비행기를 탔다. (3주짜리 여행. 그리고 나는 첫날에 돈이 몽땅든 캐리어를 잃어버렸다지.. 😩)
여행지에서 정말 다양한 생각을 가진 여러 나이대의 사람들을 만났는데,
이때 나는 전역 후 뭘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아서 만난 사람들한테 이런 질문을 했다.
"지금 가장 후회되는 게 뭐예요?", "만약 제 나이 때로 돌아올 수 있으면 뭘 하실 거예요?"
여러 대답을 들으면서 나는 여행 내내 미래에 대해 많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내가 내린 결론은 아무리 완벽한 삶을 살더라도 "그때 이렇게 했으면 더 좋았을걸..."이라는 미련이 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만 그 미련이 덜 하도록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지금이 아니면 할 수 없는 것들을 도전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 다양한 대외활동에 참여했다.
군대를 갔다 온 남자들이라면 전부 공감하겠지만 전역 버프라는 것이 있다.
2년 동안 갇혀있다가 나오면 공부도 막 하고 싶고 자신감도 넘치고 열정이 부글부글 샘솟는 바로 그 시기!
이때 삼성 모바일 앱 개발 과정도 이수하고 한국전기안전공사 대학생 기자단도 하고 한이음 프로보노도 하고... 등등
이력서에 몇 줄 적자고 대외활동을 한 게 아니고 그냥 여러 사람들이랑 모여서 활동하는 게 정말 재밌어서 전공이랑은 전혀 상관없는 활동도 많이 했었다.
- 아르바이트 매장에 앱을 만들어줬다.
나는 방탈출을 진짜 좋아해서 대학 생활 동안 총 4군데의 방탈출 매장에서 알바를 했었는데
매번 시키지도 않은 일을 만들어서 하는 재주(?)가 있었다. 일일 정산 자동화 엑셀 파일 만들기, 포토샵으로 오래된 힌트지나 안내문구 새로 만들기, 테마 개선점이랑 문제점 보고서로 만들어서 사장님께 보여드리기 등등...
(그 덕분인지 모든 매장에서 항상 매니저 자리를 제안받았다)
그중에서도 앱을 만들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하루는 우리 매장에서 힌트 제공 방식을 인터폰에서 태블릿으로 바꾸었는데, 자꾸 몇몇 손님분들이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사진을 찍는 바람에 다음 타임 손님분이 스포를 당하는 일이 자주 생겼다. 방탈출을 좋아하는 사람은 알겠지만 이거 진!!!짜 민감한 부분인지라...
그래서 고민을 하다가 "아 이거 앱을 만들어서 해결해야겠다"생각해서 휴무날에도 매장에 노트북을 들고 와서 막 만들었다. 대단한 앱은 아니었지만 이때 알바생들이랑 사장님한테 칭찬 많이 받았다 (뿌듯 😚)
2019년 (휴학)
- 휴학을 하고 영어 공부를 시작했다.
결국 나는 전공 공부에 불씨가 붙어 활활 타오르려고 할 때 모든 걸 내려놓고 휴학을 했다.
명사 동사도 제대로 모르는 나였지만 교환학생을 꼭 가고 싶었다.
삼성 모바일 앱 개발 과정 OT에서 관계자분이 해주신 말씀이 있다. "스펙을 위한 스펙을 쌓지 말아라"
이 날 들은 이야기들을 곱씹어 보면서 나는 내 인생 최종 꿈을 위해서 1년쯤은 공부하던 걸 내려놓아도 되겠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또, 이 형편없는 실력으로 시작해서 목표를 이뤄내면 앞으로 살아가면서 도전할 일이 생길 때
"그때도 했는데 이번이라고 못하겠냐"라는 자신감이 생길 거라 생각했다.
(만약 실패했다면... 그때도 실패했으니 이번에도 안 되겠지 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더 영어 공부를 열심히 했다)
2020년 (교환학생)
- 독일로 교환학생을 갔다 왔다. (후회하는 이유)
꿈에 그리던 교환학생, 타지에서의 첫 독립, 그리운 친구들 Adham, Allem, Iva
1학기는 설레는 일들만 가득가득하던 교환학생 생활을, 2학기는 코로나 때문에 독방 신세로 우울한 생활을 보냈다.
나는 대학생활 중 이 시기를 가장 후회하고 있다. 물론 당연히 교환학생 간 것을 후회한다는 말이 아니다.
이때 나는 "난 독일까지 와서 코딩 공부하려고 이 시간, 노력, 돈을 들인 게 아니야!"라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었다.
결국 나는 군대 2년 - 잠깐 복학 - 휴학 1년 - 교환학생 1년 트리를 타면서 엄청난 공백기간이 생기게 되었다.
특히 정말 중요한 3, 4학년에도 코딩 공부를 하지 않았다는 건 정말 치명적인 문제였다.
교환학생과 전공 공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순 없었을까. 난 이 시기를 가장 후회하고 있다.
2020년 (4학년)
- 수습하기
한국에 돌아오니 4학년 2학기가 되어있었고, 나는 내가 벌여놓은 일들을 수습해야 했다.
교환학생 기간 동안 전공 수업을 들을 수 없었기에 1년 6개월치의 전공 수업을 막 학기에 몰아들어야 했고
남들은 1년 동안 준비하는 졸업작품을 6개월 안에 준비해야 했다.
비대면 수업이라 과제는 또 어찌 그리 많이 내주던지...
이렇게 정신없는 상황에서 나는 뒤늦게서야 내 진로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2년 전, 안드로이드 수업을 겨우 한 달 듣고 그 뒤로 아무것도 하지 않은 내가
앞으로의 진로를 안드로이드 개발자로 정해도 되는 걸까라는 걱정과 형편없는 내 실력이 너무 마음에 걸렸다.
그렇게 꼭 해보고 싶던 인턴 생활은 시도해볼 틈도 없이 졸업을 하게 되었다.
2021년 (졸업)
- 아냥이 앱 개발
여전히 나는 진로에 대한 확신이 부족했고 이를 확인해볼 겸 예전부터 정말 만들고 싶었던 학교 공지사항 알림 앱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앱 출시까지 해보니 정말 많은 공부가 되었다. 개발하는 과정이 정말 재밌었고 우리 학교 학생들이 내가 만든 앱을 사용한다는 게 보람차고 기뻤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앱 개발자라는 진로에 확신을 가지게 해 주었다.
- 취업 준비
세월이 흐를수록 과거를 더 깊이 들여다볼 수 있다고 하니
여기서부터는 아무래도 다음 회고록에서 적는 게 나을 것 같다.
원하던 곳에 취업했다고 적을 수 있으면 좋으려만 ...
대학생활의 아쉬웠던 점
- 조금 더 빨리 진로를 정하지 못한 점
- 전공 공부의 공백이 길고 잦았던 점
- 알고리즘 공부를 하지 않은 것
- 앱 개발 동아리나 해커톤 경험을 못한 것
앞으로의 마음가짐
- 뒤쳐진 만큼 더 열심히 하자.
- 매일매일 알고리즘 공부와 TIL을 실천하자.
- 교환학생도 바닥에서 시작해서 합격했으니 이번에도 할 수 있다. 나를 믿자
- 적당한 휴식은 효율을 높여준다. 건강이 최우선이니 무리하지 않되 꾸준히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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